용산 국제업무지구 ③ 대 항해기2, 격변과 난파, 재출항

by 빙고부동산 posted May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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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용산 국제업무지구 ② 대 항해기1, 처녀출항과 좌초 에 이은 사건들을 소개하는 장으로 이전 글의 내용을 모르면 사건의 연계에 대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3기 : 격동기 (2010.10 ~ 2012.8 ; 약 2년간)

 

'10.12.   : 2차 사업협약 변경

'11. 7.13 : 사업정상화 방안 발표(드림허브, 코레일)

'11. 8.    : 3차 사업협약 변경

'11. 9.    : 코레일 랜드마크빌딩 계약 체결(4조 1,600억)

'11.10.20 : 드림허브 도시개발 사업시행자 지정

'11.10.27 : 사업인정고시(토지세부목록 고시)

'12. 5.    : 마스터플랜과 계획설계안 공개

'12. 8.23 :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계획 발표(드림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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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에서 롯데관광개발로 선장을 바꾸고 나서도 '국제업무지구호'는 한 동안 갈팡질팡, 항로를 찾지 못해 헤매이던 끝에 2011년 7월에 가서야 사업정상화 방안이 발표되고, 곧이어 9월에는 코레일이 랜드마크 빌딩을 4조 1,600억에 매입하는 계약이 체결됩니다.

 

이어 10월 20일, 드림허브(주)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고, 일주일 뒤에는 사업인정고시가 이루어집니다.

 

7월에 사업정상화 방안이 발표되고 난 후 약 3개월 만에 가시적인 홍보효과가 큰 이러한 절차들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마치 출범 초기인 2007년의 발빠른 행보를 연상시키는 듯 하여서 사업정상화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일시적으로 지우게 만들었습니다.

 

이듬 해인 2012년 5월에는 드디어 마스터플랜이 공개되고 3개월 뒤에는 서부이촌동 주민들에 대한 보상계획이 발표됩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마스터플랜

 

 

용산국제업무지구_02.jpg

 

 

드디어 공개된 마스터플랜.

 

이 멋들어진 조감도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며 그 간 고전해 오며 겪어낸 우여곡절에 따른 근심을 한 방에 날려 버리는 듯 하였었지요.

 

111층의 메인 빌딩, '트리플 원'22개의 고층빌딩이 에워싼 위용을 자랑하는 화려한 조감도는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대한 근심과 회의를 모두 날려 버리고 초기에 품었던 환상에 대한 기대를 다시금 가일층 부풀려 놓게 됩니다.

 

찬사만 따랐던 것은 아닙니다.

 

이 빌딩들 중, 911테러 당시의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포함되어 있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고, 일부 국가로부터 비난을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_더클라우드.jpg

 

 

문제의 빌딩인 '더 클라우드' 입니다.

 

가장 우측의 사진이 디자인 회사 측이 해명을 위해 이 디자인의 모티브라고 제시한 구름을 뚫고 솟은 빌딩의 모습입니다.

 

왼쪽의 그림 세 개는 이러한 모티브에서 출발하여 구름을 뚫고 솟은 빌딩 디자인을 여러 방향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제시한 조감도입니다.

 

이 디자인이 더욱 논란이 되었던 이유는 '더 클라우드'를 디자인한 건축가가 911테러로 무너진 국제무역센터에 재건축될 새로운 빌딩을 디자인한 동일인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논란은 사실, 논란이 이 하나에만 집중되면서 다른 진실들을 제대로 들여다 보기 어렵게 만드는 역할도 담당하였습니다.

 

5년만에 선을 보인 화려한 조감도의 감흥이 채 식기도 전인, 마스터플랜 공개 이 후 3개월만에, 난제 중의 난제였던 서부이촌동에 대한 보상계획이 발표되면서 '국제업무지구호'의 대항해는 이제 본격적인 궤도로 접어드는 것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그러나….

 

 

 

제4기 : 난파 (2012.9 ~ 2013.4 ; 8개월간)

 

'13. 1.    : 자금 조달과 정상화 추진·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갈등 지속

'13. 2.    : 서울중앙지법, 우정사업본부 배상금 지급 결정

'13. 2.    : 롯데관광개발, 개발 지분 45.1% 코레일 양도 선언

'13. 2.    : 자본금 5억원으로 증자 코레일 안 민간 출자사 수용

'13. 3.    : 민간 출자사 자금 조달 난항

'13. 3.    : 대한토지신탁 손해배상금 지급 거부

'13. 3.12  : 용산 사업 시행사 드림허브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 채무불이행(디폴트) 발생

'13. 3.    : 롯데관광개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13. 3.15 : 코레일, 사업정상화 방안 발표

'13. 3.18 : 서울시, 코레일 사업정상화 방안 적극 협조 기자설명회

'13. 4.    : 용산역세권개발, 서울시에 용산사업 실시계획인가 신청

'13. 4. 5 : 코레일의 사업정상화 방안 시행자(드림허브) 이사회에서 부결(민간 출자사들 최종 반대)

'13. 4. 8 : 코레일, 용산사업 협약·토지매매계약 해제 결의로 사업 청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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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2010년부터 시작된 국내 부동산경기의 침체가 거의 바닥에 도달한 상태.

 

일부 급매물이 반짝 소진되며 바닥임을 확인시켜주긴 했지만, 대선정국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바닥탈출의 희망은 요원한 상태.

 

용산 국제업무지구 마스터플랜의 화려함도, 이미 이제는, 그저 막연하게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한 줄기 미련에 불과할 따름이었습니다.

 

화려한 마스터플랜과 서부이촌동 보상계획 등도 실상은, 마지막 미련의 끈을 놓치 못하는 처절한 희망사항의 몸부림 이었을 뿐으로, 이제는 더 이상 진실로 그 발표와 계획들이 결국은 실현될 것 이라는 강한 믿음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은 거의 남지 않은 상태였던 것 입니다.

 

한껏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는 다 잘될 것만 같았던 불안요소들은 냉정한 현실이 계속되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기어이 곪은 상처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2013년으로 해가 넘어가면서부터는 그 갈등들이 노골적으로 터져나오면서, 2월에는 롯데관광개발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코레일 측에 지분을 넘기게 되는 등 확연한 파국의 조짐이 드러나게 되었고, 3월에는 드림허브의 채무불이행에 이어 롯데관광개발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의 막장에 이르는 사건들이 터져 나오며 마지막 희망마저 꺽이게 됩니다.

 

코레일이 부랴부랴 사업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서울시에 용산역세권 개발의 실시계획인가를 신청하는 등 최후의 발악에 가까운 몸부림을 쳐 보지만, 이를 지켜보던 누구도 더 이상은, 이를 그저 애처로운 마지막 몸짓 이 외의 다른 희망적인 신호로는 보지 않게 되었으머, 결국에는 몇일이 지나지 않은 2013년 4월 5일에 자금줄인 민간 출자사들의 최종 반대로 코레일의 사업정상화 방안이 드림허브의 이사회에서 부결됨으로써 마침내 코레일도 백기를 들게 됩니다.

 

이어서 4월 8일에는 공식적으로 사업의 청산을 결정.

 

파란 만장했던 '국제업무지구 호'의 대항해는, 기어이 이렇게 본격적인 첫 삽을 떠 보지도 못한 채로 처참하게 난파되고야 마는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제5기 : 휴식기 (2013.5 ~ 2020.4 ; 7년간)

 

'16. 1.    : 코레일,용산역세권 개발 기본구상 및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 발주. 용역 기간 300일

'17. 2. 7 : 서울시, '용산 광역중심 미래비전 및 실현전략 수립’ 연구 용역 공고

'17. 7.    : 서울시, '경부선 지하화에 따른 용산공원 일대 구상' 용역

'18. 7.10 : 박원순 서울시장, 싱가포르 방문, 용산 - 여의도 통개발 발표

'18. 8.26 : 박원순, 용산 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 보류 선언

'19. 6.    : 서울시, '용산정비창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용역

'19.11.30 : 용산국제업무지구 소송 종료. 코레일 최종 승소(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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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 큰 상처만을 남기고 난파되는 결과로 끝나 버린 '국제업무지구 호'의 야심찼던 첫 번째 항해는, 이렇듯 간신히 침몰은 면하였지만 이 후 수년간을 그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줄소송에 휘말리게 됩니다.

 

재출항은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

 

코레일의 부채는 늘어만 가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가며 부동산경기가 회복되어 가더니 2015년부터는 가히 폭발적인 상승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이에 힘입어서인지, 이 거대한 선박을 다시 항해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코레일은 물론, 용산구청과 서울시 등에서 모두 동상이몽을 안고 '국제업무지구 호'를 다시 출항기지에 띄우기 위한 각종 용역들을 발주하기 시작합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이 용역의 결과들이 진작에 나왔을 법 한데도 아무런 소식들이 없이, 순전히 기대감에만 근거한, 소설과 다름없는 단순한 추측성 보도들만이 간간이 출몰했다 사라지곤 하던 일이 몇 차례 반복되더니 ….

 

박원순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방문 도중인 2018년 7월 10일에, 용산(국제업무지구)과 여의도 통개발을 언급하는 참으로 어정쩡한 형태의 발표 아닌 발표를 해 버리는 우스꽝스러운 사태가 발생하고야 맙니다.

 

이 우스꽝스러운 발표의 여파는 전혀 우스꽝스럽지가 않아서, 8.2 대책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이전의 상승세를 비웃듯이 추가 상승을 이어가며 불타고 있던 서울지역 부동산시장에다가 순식간에 기름을 끼얹어 버린 형국으로 번져 버립니다.

 

자신의 화려한 발표에 도취되어 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보름을 넘기도록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 하고 있다가, 여론의 역풍이 최고조에 달해 가는 시점에서야 결국 손을 들고 말았는데, 조심스럽게 재 출항을 준비하던 '국제업무지구 호'는 이렇듯 어처구니 없게도, 한 정치인의 철없는 행각에 의해 차분한 재출항 준비계획에 차질을 빚고야 말았습니다. 

 

이 해프닝은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개발계획 발표가 잠재적으로 안고 있는 후폭풍의 여파를 실감할 수 있게 해 주는 사건으로, 향후 언젠가 있게 될 '용산 국제업무지구' 의 재출범은, 많은 고심의 결과에 의해 정당한 명분과 적절한 시기를 선택해서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다시 한 번 경고하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 사건 이 후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이듬해인 2019년 6월에, 서울시는, 악화된 여론이 수그러 들었다고 여겼는지 다시금 슬그머니 '용산정비창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용역을 발주합니다.

 

참으로 가이드라인 좋아하고 용역비 아끼지 않는 서울시입니다.

 

이 후 2019년 11월에는, 오랫동안 이어지던 '용산 국제업무지구' 관련 소송이 코레일의 최종 승소로 마무리 되며 재출항에 필요한 선박의 수리 만큼은 완벽하게 마치게 됩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제대로 된 항해 계획과 명분, 그리고 적절한 시기의 선택 및 이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것 들.

 

 

 

제6기 : 재출항 (2020.5 ~ ?)

 

'20. 5 6. : 용산정비창 8천호 포함한 주택공급대책 발표

'20. 하반기 : ‘2040 서울플랜’ 안에 용산 정비창 개발안을 포함 예정

'21. 상반기 : 주택공급대책 후속, 용산정비창 개발계획 발표 예정

 

 

그런데, 2020년 5월 6일.

 

정말로 느닷없이….

 

'용산 국제업무지구 호' 는 또 다시 정치적인 논리와 힘에 의해 강제적으로 급작스러운 재 출항이 결정되고야 말았습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① 연혁

용산 국제업무지구 ② 대 항해기1, 처녀출항과 좌초

용산 국제업무지구 ③ 대 항해기2, 격변과 난파, 재출항(이번 글)

용산 국제업무지구 ④ 면적과 금액 등 기초자료

용산 국제업무지구 ⑤ 2006 부동산시장

용산 국제업무지구 ⑥ 부동산시장에 대한 후폭풍

용산 국제업무지구 ⑦ 과거의 거래양싱 및 원인 분석

용산 국제업무지구 ⑧ 1차 항해 실패의 원인

용산 국제업무지구 ⑨ 국제업무지구라는 환상

용산 국제업무지구 ⑩ 2020 정비창부지 개발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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