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7.7.2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방금 웹 검색을 해보니 용산 해링턴 스퀘어 모델하우스에 3일간 28,000여명이 다녀갔다고 하는군요.
그럴 줄 알았습니다^^
지난 방문기에서도 언급했듯이, 그 정도의 대기시간이라면 최소한 7~8만명 이상이어야 하거든요. 모델하우스 방문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
이번의 모델하우스 행렬 해프닝도 그러하거니와 세부적인 분석들을 해 나가다 보니, 주최 측이 무언가 크게 오판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그 주최 측의 오판을 주도하는 세력이 조합인지, 시공사인지, 분양대행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은 부분들이 맞지 않는 톱니바퀴를 억지로 끼워 맞춘 듯이 삐걱거리며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분양의 타이밍부터 시작해서, 설계의 아쉬움, 엉성한 모하 시공 및 운영, 비싼 분양가, 어정쩡한 포지션 등….
단지 및 건물 디자인과 구조
10여 년 전 주상복합 열풍이 불면서 타워형 고층 아파트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환기 문제 및 소위, 죽는 면적 등의 문제로 이러한 타워형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판상형으로 회귀하게 되었는데...
판상형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성 없는 디자인으로 인해 단지 전체의 외관이 참으로 수수(^^)하기만 한지라, 고급화되기 시작한 아파트 단지를 판상형 일색으로 구성하기에는 어딘가 마땅치 않은 그런 고민들에 대한 해결방안으로써, 최근 들어 다시금 타워형 아파트가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과거와 같은 유형이 아니라 예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가미된 다양한 유형의 타워형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전 방식 타워형의 단점들은 전적으로, 코어부분이 건물의 중심에 위치하여 각 세대에 둘러 쌓인데서 발생하는 문제라서, 새로운 타워형들은 코어를 건물 중심에 배치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들과 디자인 및 구조들을 창안하여 개성 있는 타워형 아파트들을 선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단지 전체를 한 가지 유형의 건물로 채우지 않고, 판상형과 타워형을 혼합하는 등 단지 전체의 미관을 수려하게 꾸미는데도 많은 공을 들이는게 요즈음의 아파트 단지 설계 흐름입니다.
이미 아셨겠지만, 용산 해링턴 스퀘어는 전형적인 과거의 타워형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코어가 중심에 갖힌 다각형의 건물, 단지 내의 모든 동이 동일한 디자인의 건물로 채워지는 10년 전의 타워형 주상복합 그대로입니다.
평면 구조와 인테리어
건물 디자인이 동일하다 보니 평면구조가 다양하지 못하고 단조롭습니다. 면적만 다를 뿐 펜트하우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3개의 평면구조 밖에는 없습니다.
요즘은 판상형아파트도 1천여 세대 정도가 되면 이런 식으로 구성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인테리어가 타입 별로 크게 차등 적용된 것도 아닙니다.
92㎡ 최고가 161,400만이 114㎡최저가 153,900만 보다도 비쌉니다. 더 작고 옵션도 약한데 말입니다.
오로지 층수의 차이 만으로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 자체가 그만한 프라이드를 갖추고 있어야만 하는데, 그러한 프라이드는 단순히 입지로만 완성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압구정동과 마포 끝자락의 한강조망권 가치의 차이는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을 웃돕니다.
92㎡ 최고가와 135㎡ 최저가의 차이도 3억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가격구조와 더불어 평면구조와 인테리어를 보면 도대체 어떤 고객층을 타켓으로 정한 것인지도 모호합니다. 기본 인테리어를 그대로 사용할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싹 뜯어내고 개성껏 인테리어를 다시할 고객층을 대상으로 했는지, 그 의도를 엿보기가 어렵습니다. 비싼 내장재와 고급 가구만 사용한다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소나마 고급스러워 보였던 것은 높은 천정고와 114㎡ 이상의 타입에 적용된 아일랜드식 주방정도인데, 그 높은 천정고와 주방가구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래미안 루체하임이나 디에이치 아너힐즈 모하를 다녀오신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투박한 마감, 서두른 흔적들…. 조급함만 엿 보이는 인테리어 였습니다.
용산 지역의 신규 분양 기근?
모델하우스 내부의 지겨운 줄서기 시간 동안 시끄럽게 들려온 마이크 소음 중에 자연스레 귀를 파고 들어온 내용 몇 가지가 있습니다.
유엔사부지를 개발하여 평당 1억원의 고급 주상복합을 분양할거라는 소설보도의 인용(^^), 오랫동안 용산지역에 분양이 없었다는 것….. 등등^^
작년에 효창4구역과 효창5구역에서 분양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용산 지역 내에서 오랫동안 제대로 된 분양이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가격은 품질과 비례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규분양을 기다리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품질을 원하는 것입니다.
품질은 오로지 건축 품질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입지, 디자인, 단지구성, 인테리어 등 외에도 드러나지 않고 잡히지도 않는 실체가 없는 품질도 있습니다. 개성, 희소가치, 인맥, 프라이드 등…
조망권도 그러한 품질 중의 하나이며 이러한 실체가 없는 품질들은, 그렇게 실체가 없는 다른 종류의 품질들의 격이 높을수록 서로서로 가치를 올려주는 것입니다.
제 아무리 유엔사부지라 해도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설령 유엔사부지에 지어질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시기가 유래 없는 호황이라 해도, 입주자가 충분히 프라이드를 만끽하며 흡족할 수 있도록 제대로 짓지 않고서는 고가의 완판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분양은 간간이 몇 건 씩 거래되는 일반 부동산거래와는 다릅니다.
수백채가 넘는 고가 아파트가 단기간에 완판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내방객의 수와 많은 관심들
보도된 28,000명이라는 내방객의 숫자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흘간 많은 행렬이 이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기다려 왔던 분양 소식이었으며, 필자 또한 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시장이 호황일 때, 대부분의 분양 현장에서 이 같은 성황은, 성공적인 청약마감을 보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계약률은 별개로 치더라두요…) 모델하우스는 비교적 한산했으나 300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해 버린 신반포 아크로리버뷰와 같은 사례도 있기는 합니다만….^^
이들 방문객과 청약자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 투자(or투기?) 목적의 가수요자가 대부분으로, 성황을 이루는 어떠한 현장도 실 수요자보다는 가수요자가 많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가수요는 속된 말로 "먹을 것이 있는지" 를 탐색하기 위해 분양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며, 분양의 개요에 따라서는 많은 숫자가 몰려도 분양계약은 물론, 청약부터가 저조한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619대책으로 입주시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 상황이라 많은 주저함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 번의 경우에는, 필자와 같은 단순 관람차원의 내방객도 많았을 것 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래 전 부터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양현장 이었으니까요^^
정리해 보겠습니다.
5월의 뜨거웠던 거래 열기로 숨차 오르던 부동산시장은 그렇지 않아도 숨고르기에 들어가야 할 판,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으로 619대책이 튀어나와서 시장이 진정되어 가고 있는 시기에, 용산 해링턴 스퀘어는 619대책을 피해가지 못하고 분양권전매제한 에 걸린 채로 분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분양권 프리미엄으로 인한 차액을 노리는 가수요의 접근이 없다면 높은 청약률과 초기 계약률은 기대할 수 없는 바, 용산 해링턴 스퀘어의 분양여건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지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중도금 대출에의 금융규제는 피해간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서두른 이유가 이 것 때문 이었겠군요^^ 이제서야 생각해 내다니, 원...)
문제는, 가수요들이 용산 해링턴 스퀘어의 분양축제에 가담해 줄 것인가 하는 점인데, 용산 해링턴 스퀘어는 그 뛰어난 입지에도 불구하고 단지 설계나 건축 디자인 및 평면구조와 인테리어 등의 요소들이 전반적으로 어정쩡합니다. 그런데, 분양가는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가수요가 쉽게 덤벼들 만한 여건이 되지 못하여, 619대책을 피했다 하더라도 완판은 무리요, 상당히 고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입주시까지 전매가 금지되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서울 지역 1순위 청약마감도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조망권 등이 좋은 세대가 포함되어 있는 일부 타입들의 경우, 서울지역 1순위 청약이 마감되거나 의외로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게 될 지라도 계약률은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원하는 세대에 당첨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포기해버릴 공산이 큽니다.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 청약통장을 소진해 버리는 것은 꺼릴 것이기에 애초부터 청약률 자체가 높지 않을 것이지만, 의외로 높은 청약률이 나온다면 불법적인 청약통장 거래를 통한 "떴다방" 들의 개입에 의한 결과일 것 입니다.
619대책으로 "먹을 거리"가 많이 줄어든 상태라, 용산이라는 지역의 전망과 기세를 등에 업고 떴다방들이 이런 식으로 오판할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떴다방들이 대거 개입하게 되면 좋은 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당첨분은 모두 포기해 버릴 것이기에 초기계약률은 더 떨어지게 됩니다.
타입별로는 114㎡ B 타입의 경쟁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114㎡ A 타입으로, 분양성적이 저조할 경우 이 타입마저 고전하게 된다면 자칫 큰 위기가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92㎡ 와 135㎡ 타입은 그 숫자가 많지 않으며, 가장 물량이 많은 102㎡ 타입이 북향에다가 물량도 많아서 성적이 가장 저조할 텐데, 정남향으로 배치한 114㎡ A 타입이라도 어느 정도 분양을 끝내야 다른 저조한 타입들의 마케팅에 주력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모델하우스도 114㎡ A 타입에 힘을 주어, 관람객들로 하여금 강제적으로 첫 번 째로 관람하도록 하였고, 대리석 바닥으로 마감하여 놓고 하였던 것입니다.
주최 측에서도 아마도 어느 정도는, 분양성적이 저조할 확률이 높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많이 고전했던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은 사업장이고, 개인적으로는 작년부터 분양을 기다려왔던 곳이기도 한데다가, 이 분양의 결과가 향후의 부동산시장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어서, 가급적 무난하게 크게 힘들이지 않고 분양을 마쳤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급적 좋은 점만을 언급하고 작은 홍보라도 해 주고 싶었는데, 이러한 결론과 예상을 내 놓게 되어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